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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봄?

허녕이`s 日常/허녕이`s Story[日記] 2008/04/16 22:43
요즘 날씨는 맑았다 비왔다를 반복하면서 조금 변덕스럽지만,
그래도 봄은 봄이라 기분도 좋고 뭔가 나른한 감도 있다.
한참 나이인 나도 이런데, 할머니들은 더 그러신가보다.

어르신들께선 한방치료를 받다가 종종 코를골며 주무시곤한다.
오늘은 아침에 한분, 오후에 한분 이렇게 주무시다 갔다 ㅎㅎ
발침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도 세상모르고 주무시길래 살며시 침을 빼드리고 좀더 주무시게 놔두었다.
오늘은 다 일하러 가셨는지 환자도 별로 없고해서ㅎㅎ

아침에 주무시다간 할머니는 아직도 친정어머니가 살아계신단다. 이 할머니도 올해 83세이 신데 그럼 친정어머니의 나이는 어떻게 된단 말인가,,,,친정어머니는 올해 101세라고 하신다. 옛날 분이라 결혼을 정말 빨리했긴했구나 ㅎㅎㅎ 우리 박xx 할머니께선 젊어서 자식들을 먹여살리고, 손녀딸 등록금까지 대주느라 시장에서 안해본 일이 없을정도로 무척이나 고생을 하셨다고 한다. 또 할아버지가 뒤늦게 바람까지 펴서 얼마나 속고생을 했는지, 그 여파로 귀가 먹었다고,,, 다행히 꾸준히 침치료를 받으시면서 이롱은 많이 호전이 되어서, 예전에는 뒤에서 차오는 소리도 안들렸는데  이제 그 정도는 잘들린다고 하신다. 이 할머니 덕택에 귀가 운다던지, 잘 안들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오셨었는데 결과는 별로 썩 -_-;;;;; 이 할머니는 적어도 3개월 이상 최소 일주일에 두번씩은 꾸준히 치료를 받고 나으신건데, 다른 분들은 쉽게 기대하고 오셨다가 설명을 드렸는데도 한 5~6번 맞아보시곤 포기를 하신다 ㅎㅎ 하긴 나도 될지 안될지 솔직히 알 수는 없다. 기질적으로 얼마나 손상이 되었는지 이곳에선 알 수가 없기에. 그냥 희망을 드릴뿐이지~

암튼 난 얼굴에 주름이 조글조글한 울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진료실에서 잠을 주무시면 기분이 좋다. 코를 골아도 좋다. 너무 부족한 나의 돌봄이지만, 그 돌봄이 그 분들에게 조그만 휴식을 준것 같아서 스스로 만족감이든다 ㅎㅎㅎㅎ 그냥 바닥이 따뜻해서 주무시는것 같다만;;

나이 70이 넘어서도 밭을 메야하고, 농사를 지어야하고, 품을 팔러다녀야하고,, 그렇게 수 십년간 손가락이 틀어지고 무릎 연골이 닳아지도록 일을 하신 우리네 어르신들이다. 시골도 빈부의 차이가 있어서 다 그런건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이 그렇게 힘들게 한해한해를 보내고 있다. 더이상 젊은 사람도(논에서 일을하는 젊은 축의 사람이라고 해야 50, 60대의 어르신들이다.. 올해 부귀 초등학교 졸업생은 총9명..)없고, 문화도, 풍요로움도 사라져가는 이 시골에서 이분들이 마지막 무대를 이렇게 쓸쓸히 장식하고 계신것 같아 안타깝다. 지금과 같이 FTA가 계속 진행된다면 어쩌면 이제 이런 시골의 모습조차도 완전히 사라져버리게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모두가 함께 어려웠던 시절에는 서로 하나가 되어 정치적인 힘도 구사하고 분노보다는 함께 슬픔을 나눔에 힘을 모았던 시골의 모습이었지만, 갈 수록 심화되어지는 신자유주의와 그로 인한 빈부의 양극화로 이 시골 양반들의 마음에까지 슬픔대신 절망과 무기력의 분노가 심어지고 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 글의 시작과 끝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 말그대로 지멋대로 글쓰기라고 할 수 있겠다.
졸린갑다...자야지..............
폴라리스
2008/04/16 22:43 2008/04/16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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